[절기] 사순절 문화 금식 - 목사님, 낚시 끊을까요?



사순절 문화 금식 프로젝트

목사님, 낚시 끊을까요?


정경환




사순절, 순(열흘 순, 旬)이 넷인 기간인 40일의 기간이다. 예수님이 복음을 드러내실 때 광야에서 40일 동안 악마의 시험을 받았다는 게 떠올려지면서 금식, 희생, 고행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교회에서는 사순절 특별 새벽기도, 특별 금식기도가 이루어진다. 김 집사님도 이번 사순절 기간에는 취미로 푹 빠져 있는 낚시를 절제해 보리라 마음 먹어 본다.

주일 예배마저 빠지고 낚시에 매달리곤 했던 그는 '이번에야말로...'하며 수없이 결심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는지라 조언이라도 얻고자 목사님을 찾았다.


김 집사님 : "목사님, 이번 사순절 기간에는 낚시를 끊어보려고 하는데요."

목사님 : "사실 여러 차례 실패하셨죠. 그렇다면 이번에는 낚시를 진지하게 해보면 어떨까요? 낚시하러 가고, 낚시대를 드리우는 모든 행위를 하나님께 감사로 드리면서요. 낚시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겠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김 집사님 : "예?"


그 뒤 김 집사님은 다시 목사님을 찾아갔다. 그간 낚시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이상한 결심이 도리어 낚시대를 잡는 재미를 시큰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 집사님 : "목사님, '낚시를 즐겨도 좋다. 하나님도 좋아하신다. 아버지의 기쁨이다' 이런 생각으로 살았더니 무언가 마음이 즐거워지고 평안해지면서, 이상하게도 낚시 생각보다 하나님 생각이 먼저 나더군요. 이젠 사순절이 부담이 아니라 감사와 기쁨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 같은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가르쳐 주십시오."


목사님 : "처음 사순절엔 예수님께서 무덤에 계신 시간을 기준해서 세례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으로 40시간을 지켰다고 합니다. 그것이 교회가 자리잡아가면서 한 주간, 30일로 변했고, 4세기 경에 40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 기간 동안 금식하고 절제하면서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그에 동참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죠. 하지만 절제로 인한 고통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부활의 기쁨에 동참하도록 성도들을 인도하는 기간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금식이나 절제라는 행동보다 그것에 담겨 있는 정신,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고 그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사순절 기간 동안 필요한 절제는 잠을 넉넉히 자고 생활과 정신의 안정을 유지하는 단순함이 아닐까요? 사순절은 단순히 '참아내고 견디자'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더 많이 닮아가 기쁘게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거죠. 그러니 사순절 동안 단지 견디기 위한 절제가 아니라 부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기대와 소망으로 절제하며 보냈으면 좋겠어요."


김 집사님 :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목사님 : "이런 건 어때요? 서로 말하기 전에 진실한가, 필요한가, 공손한다, 세 번 생각한다. 질투나 불평을 피하며 지나친 텔레비전 시청이나 인터넷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대신 고요한 휴식과 묵상의 시간을 넉넉히 갖도록 한다. 가능한 쇼핑이나 화려한 외식을 금하고  과식하지 말고 평소보다 약간 적게 먹어 몸에 부담을 줄인다. 매일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길 바라는 이미지를 마음속에 그리며 작은 일이나 어려운 일에도 그 순간 아버지 은혜에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일과 중에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님은 내게 필요한 것을 넉넉히 주신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젼의 도움과 사랑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구체적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등등..."


어찌보면 사순절은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특별한 절기가 아닐까 한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준비하고 기리는 대림절 기간이 연말 분위기에 들떠 지나가는 걸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비단 먹는 것의 금식만이 아닌, 끊임없이 소비하면서 방마하고 분주해진 우리의 일상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그래서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시간으로 사순절을 보낸다면 참 값지고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 위의 글은 문화선교연구원 발행 문화매거진 <오늘> 통권 15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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