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소명: 하나님의 부르심 분별하기




일과 소명: 하나님의 부르심 분별하기

 

Tim Keller

 


via flickr / Sharon

중세시대 교회를 보면 성품성사(聖品聖事, Sacrament of Holy Orders)라는 이념을 토대로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을 확실하게 구분하였다. 이 당시에는 성직자, 수도사, 수녀 등과 같이 전임 사역자는 비사역직에 종사한 자들과는 철저하게 구분된 영적 존경과 신분을 누렸다. 개신교의 개혁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항목은 그런 사상을 깨고 모든 성도들의 만인제사장절을 주창한 것이다(베드로전서 2:9). 마틴 루터는 모든 형태의 직업은 하나님을 높이는 소명이라고 주장했는데 농부, 기능공, 예술가 모두 목사와 다를 바 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라고 말했다.크리스천으로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물질과 은사들을 잘 관리하여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는 청지기적인 임무가 있다. 우리의 직업은 하나님의 일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청지기의 삶이란 하나님께서 주신 자원을 잘 가꾸고 키우는 역할이다. 말씀을 보면, 하나님께서 주신 여러 은사들 중 우리가 가꿔야 할 것은 달란트, 적성, 능력, 재능 등이 있다.



모든 직업은 하나님의 일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창세기 1:1-3), 지금도 여전히 성령의 능력을 통해 가꾸시며(시편 104:30) 때를 따라 먹을 것을 주시고 소원을 만족하게 하신다(시편 145:15-16). 구원의 궁극적인 목적도 물질의 창조를 회복하는 것이다(요한계시록 21-22).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하나뿐인 독생자 아들을 보내서 구원케 하셨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지어진 모습 그대로 선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구원을 위한 일시적인 연극 무대가 아니다.

 

성령은 선과 악을 심판하는 역할과 동시에(요한복음 16:8-11; 데살로니가전서 1:5) 꽃을 가꾸는 정원사이고 예술가이자 만물을 새롭게 하는 투자가의 역할을 한다. 이는 농부, 예술가, 은행가라는 직업 또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영적인 직업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예를 들자면, 전도사는 일시적인 직업이다. 반면, 음악가는 평생직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게 될 새 땅과 새 하늘에서 목회자는 무직자가 되기 때문이다. 보다 더 근본적으로 얘기하자면, 전도의 최대 목적은 음악가들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고유의 영역을 충실하게 해내는 것에 있다.

 


모든 직업은 이웃을 돕는 일

당신 스스로 의자를 만들려면 며칠을 지새워야 하는가? 당신 스스로 나무를 자르고 다듬기도 해야겠지만, 연장도구 또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연장 도구를 만들려면 직접 철광을 캐서 쇠를 만들어야 한다. 최소 몇 달, 혹은 몇 년은 걸려야 의자 하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는다면, 당신은 당신이 할 수 있었던 다른 노동을 치러 벌은 돈의 대가를 지불하여 의자를 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에 따른다면 모든 직업은 봉사이고 헌신(service)인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노동을 통해 타인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서로를 더 의지하게 된다.

 

크리스천들이 세속적인 일을 할 때, 그들은 이 세상의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마태복음 5:13-16). 농사와 사업, 보육시설과 법, 병원과 음악 이 모든 것들은 이 세상을 가꾸고 보호하며 하나님께서 사랑하셔서 창조하신 만물을 유지시키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대신하는 인간 세상의 사역자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일이란, 고유한 창조물을 가꾸고 발전시켜서 타인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음악가는 음악이라는 고유한 창조물에 예술적 의미를 담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농부는 토지와 씨앗이라는 고유한 창조물을 통해 음식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이러한 일과 직업을 통해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게 된다. 예수님에 대한 말씀과 사랑을 선포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란 뜻이다. 음악가는 찬양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함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다.



모든 직업은 하나님의 선물

이사야 2824-27, 29절을 보면,

파종하려고 가는 자가 어찌 쉬지 않고 갈기만 하겠느냐 자기 땅을 개간하며 고르게만 하겠느냐 지면을 이미 평평히 하였으면 소회향을 뿌리며 대회향을 뿌리며 소맥을 줄줄이 심으며 대맥을 정한 곳에 심으며 귀리를 그 가에 심지 아니하겠느냐 이는 그의 하나님이 그에게 적당한 방법을 보이사 가르치셨음이며이도 만군의 여호와께로부터 난 것이라 그의 경영은 기묘하며 지혜는 광대하니라(개역개정)라고 적혀 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람만이 훌륭한 농부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사야 451절을 보면 고레스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왕으로 민족을 다스리게끔 기름부음 받은 이방인이었다. 이것은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본문을 보면 하나님의 영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끔 능력을 주신다고 언급한다. 그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을 직접 만나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지혜, 용기와 통찰력을 주셔서 일을 잘 할 수 있게끔 능력을 주신다. 야고보서 117절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오나니

 

이것은 즉, 모든 선함, 지혜, 정의, 아름다운 행위는 그 행위가 누구이던 간에 하나님께서 능력을 더하셨기 때문에 가능하단 뜻이다. “선물이란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신 은혜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재능과 능력을 주셨고 어떠하던지 직업을 통해 세상을 위해 사용하게끔 하셨다. 성경은 이 외에도 영적 은사(에베소서 4, 로마서 12, 고린도전서 12-14)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는데, 이 은사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타인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능력들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자들로, 크리스천은 자연스럽게 달란트를 타고 나게 되고, 성령으로 거듭나면 교회 안에서도 섬길 수 있는 은사들을 얻게 된다. 타고난 능력과 성령의 능력은 쉽게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는데, 그 이유는 결국 하나님 한 분이 모든걸 다 주관하시고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 311-4절을 보면, 브살렐은 하나님의 영이 충만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정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하였음을 볼 수 있다. 신약전서에 등장하는 성령의 은사에는 저런 예술적인 능력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모든 능력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야고보서 1:17).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숭고한 음악을 천상의 소리라고 설명하는데, 그 말이 아주 정확한 표현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올바르게 아는 법

그렇다면, 하나님을 믿는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일을 선택해야 할까? 우선, 크리스천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을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나의 직업으로 어떤 소명을 주셨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교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라고 부르셨는가? 아주 드문 경우에 교회에서의 사역이 정규적인 직업이 되고, 이 때에는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질문은 서로 다른 답변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간혹, 세속적으로 하는 일이 교회에서 비슷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나 전략가, 예술가들의 경우 교회 안에서도 비슷한 직책을 맡게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우, 사회에서의 일과는 무관한 일을 교회에서 하도록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경우도 있다. 은행가가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주일학교의 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경우이든, 그리고 세속적인 일이든 교회에서의 봉사이든, 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분별하는 3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하나님의 소명임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취향(affinity), 능력(ability), 그리고 기회(opportunity)- 이 세 가지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1. 취향: 나를 움직이는 사람의 요구는 무엇인가?

영적인 은사에 대한 수많은 책들과는 반대로 나는 자신에게 초점을 두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많은 능력과 은사들의 목록을 작성하는 그런 추상적인 검증을 하지 마라. 적성 검사 또한 당신의 과거 경험과 자기 인식에 의해 결론이 나는데 자신에 대한 인식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간혹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허락하신 능력과 은사를 확인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당신 주변에서 간곡히 필요로 하는 부분을 먼저 따져보라. 당신의 마음을 뒤흔드는 문제점이나 필요가 있는가? 사회나 교회의 어떤 문제가 당신을 움직이는가? 어떤 부분에서 당신의 감정이 반응하는가? 바울은 아테네의 신상들을 보면서 마음에 큰 격분했다(사도행전 17:16). 그리고 그는 곧 회당에서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장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하기 시작했다(사도행전 17:17). 우리는 이처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요구에서 우리의 동기와 열정을 확인하면서 동참해야 한다.

 

당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본인의 능력에서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들은 때론 갑작스럽게 터져 나와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당신과 주변 동역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뉴욕 시에 오기 전에 나는 내가 전도에 은사가 있는 줄 몰랐다. 그 이유는 내가 살아왔던 지방에는 비기독교인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던 가르치는 은사는 전도의 은사로 변환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이런 능력은 내가 뉴욕으로 있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나는 뉴욕에 빚진 자가 되었고 이를 통해 내 마음 속에서 진심으로 원하는 게 뭔지 깊이 돌아보게 했다. 중요한 점은, 나는 즉각적으로 뉴욕에서 전도의 사명을 다할 거라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신이 그 당시 나와 달리 오랜 크리스천으로 살아왔다면 자신에 대해 몰랐던 부분이나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성숙한 크리스천이라면 앞서 제안한 세 가지 요소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크리스천은 나와 같이 이러한 사건이나 계기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 시작은 사람과 사회의 요구에서 비롯된다.

 

2. 능력: 나의 장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당신의 장점과 능력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교회 사역에 동참함과 동시에 본인의 장점과 한계를 마주치면서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예를 들면, 사람들의 동기를 돋구고 상황을 조율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때가 있다. 당신이 공동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며, 당신 주변의 사람은 어떤 일을 맡아야 할까? 이와 동시에 한가지 중요한 질문은, 당신의 신앙이 얼마나 성숙한지 진솔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는 점이다. 당신의 신앙심이 어쩌면 당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당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강한 팀이 필요할 것이다.

 

모든 공동체는 예언적이고, 경건하고, 왕 같이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들의 조합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나 자신에서 시작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경건의 은사가 있다면 당신은 집사(deacon)의 역할이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교회의 모든 집사들이 경건의 은사만 있다면 곧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다. 모든 공동체에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과 리더가 필요하다.

 

3. 기회: 공동체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끝으로, 우리는 사역이나 봉사를 결정하기에 앞서 개인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당신 스스로 결정과 선택을 내리는 것은 우리 죄인 된 근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지체가 되어야 한다(에베소서 4:25). 주위의 형제 자매들에게 신경 쓰지 않고서는 나의 역할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그리고 혼자서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좋은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리더에게 순종함으로써(히브리서 13:7, 17) 교회의 필요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공동체에 속하게 하셨음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다 함께 듣고 순종해야 한다.

당신의 삶은 아무 이유와 목적 없이 흘러간 시간이 아니다. 당신의 가정환경, 교육, 경험, 그리고 아픈 상처들 모두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끔 당신을 단련시킨 사건들이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에베소서 2:10)

 

위의 글을 쓴 팀 켈러(Tim Keller) 목사는 1989년 아내와 세 명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뉴욕으로 와서 리디머장로교회(Redeemer Presbyterian Church)를 개척하였습니다. 20년 후 5,000명의 사람들이 3개 지교회에서 5번의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 성장하였습니다리디머교회는 단지 신앙에 회의를 가지고 있던 뉴요커들의 마음을 끌었을 뿐 아니라 구제 사역과 교회개척을 하는 다른 교회와도 동역자적 관계를 맺기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Church Leaders에서 소개한 기사를 문화선교연구원에서 한국어로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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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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