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1





2015년 1월 이곳에서 무언가를 시작했다. 개척교회(주님의숲교회)이자 기독교문화공간(나니아의 옷장). 그리고 작은 공동체.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성공사례 간증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농반진반으로 ‘오늘 접을지 내일 접을지’ 하기 때문이다. 창업기도 아니다. 돈벌기 위해 시작한 것도, 내 사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지던 시절,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몇몇의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시도해본 기록이다.

무거운 글보다는 과자먹으면서 잡지 넘기듯 보는 페이지 였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이걸 보며 작은 위로와 리프레쉬가 있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지난 4년간 여기서 무슨 일들을 해왔는가. 사진에서 보듯이 무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들어서 먹었고 공연을 하고 파티를 했다. (심지어 결혼식도 있었다) 예배도 드렸고 전도집회 비슷한 것도 했다. 영화도 보고 작은 연극도 했다. 거창한 기획보다는 다양한 주체가 소박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반짝이는 걸 가져와서 나누는 5일장(?)에 가까웠다.


이 곳이 시작되기 전, 그 무렵에 개인적으로 좀 무기력에 빠져있었다. 신학교 졸업후 지역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몇 년 사역을 하였고 목사 안수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흔히 젊은 세대가 그러하듯, 시대에 대한 실망과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나 자신의 미미한 역량으로 인해 무기력함이 많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와 그에 대한 교회의 반응들은 그러한 상황을 더 심화시켰다. 이미 공고해진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만 같았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거창한 포부같은 건 버리고, 변두리 한적한데로 가서 학원이라도 하며 살까 싶었다. 그냥 가정교회 같은 형태로 몇몇 사람들과 함께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예배드리며 그렇게 살면 어떨까 그런 생각만 맴돌았다. 기독교신앙에 회의가 들거나 한건 아니지만, 기존의 모든 방식들에 자신이 없어졌다.


그렇게 집에서 좀 쉬면서 기도원도 가고 책도 보고 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거나 좀 해보자 하는 맘이 들었다. 좀 재밌게, 그리고 멋지게 놀고 마무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발을 들이는게 아니었는데..)


말은 이렇게 해도 천상 범생이에 목회자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문화’, ‘선교’, ‘작은공동체’..이런 것들이었다. 전부터 나와 여러 꿍꿍이들을 해오던 7~8사람들과 작은 모임을 시작했다. (주로 문화예술 종사 크리스찬들이었는데 서로는 잘 모르지만 각자 나와의 관계성으로 인해 모이게 되었다)


조금씩 생각이 구체화 되었다. 작은 교회공동체이자 기독교문화공간을 만든다면 어떨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하고 싶은 재미있는 일들을 하는 곳을 만들면 어떨까.


그렇게 그 모임은 ‘주님의숲교회’ 개척 기도모임이 되었다. 7~8개월 정도 기도모임을 하다보니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나는 어느새 그것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prezi까지 만들고 있었다. (아직 내면에 열정이 많이 있었나보다)



당시 멤버 중에 한 명은 이걸 보더니 ‘다 좋은데 이걸 정말 다하려고요? 가능할까요? ^^;’ 라고 말했다. 지금 돌아 보아도 너무 원대한 계획이었다. 작은 교회공동체가 뿌리가 되어 주일에는 함께 예배드리고 그 에너지를 모아 주중에는 그 공간에서 복음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생겨나고...거기서 모인 사람들이 다시 교회공동체로 연결되고..


과연 이런 그림이 실제로 가능할까? 그렇다. 나는 이상주의자이다. 여튼 우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4년을 생존했다. 월 재정 리포트를 보면 아직까지 살아남은게 미스테리이다. (교회용어로 하나님의 은혜)


젊은 목회자들이 개척교회를 많이 꿈꾼다. 하지만 재정 등 현실적 장벽에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을 본다. 나는 하나의 방식으로 개척교회x사회적기업(하나의 전문사역. 사회적 기업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실질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주는 어떤 일을 해야한다는 점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방식을 제안한다. 우리 공동체인 주님의숲교회 x 나니아의 옷장 방식이다. 주중에는 교회공간을 문화사역공간으로 사용하고 교회공동체는 그것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이다.


(청소년 사역에 관심있는 공동체라면 청소년공간으로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린이에게 관심이 있는 공동체는 레고블럭방을 운영할 수도 있겠다. 물론 영리 목적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그렇게 시작된 “주님의숲교회 x 나니아의 옷장”


우리는 망하는 게 두렵지 않았다. 원래 가진 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망한다’는 말에 대하여.

모든 모험에는 같은 딱지가 붙는다. '그러다 망한다'


from <안녕, 돈키호테> (박웅현 외 저, 민음사)


그래,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말 두려워하며 살았나..

세상의 답답이와 범생이들은 말한다.

'그러다 망한다'

그래 망할 수도 있겠지.

그러면, 우리 식대로 신나게 달려보고

멋지게 망하자!!!!

....

하지만 또 이런 곳이 있으니


from <가난뱅이 대작전> (마쓰모토 하지메 저, 메멘토)





<다음편에는 공간을 구하기 위해 발품 판 아주 실질적인 이야기부터 이어서..>


*참고

나니아의 옷장 페이스북 페이지(클릭!)   

주님의숲교회 페이스북 페이지(클릭!)

나니아의 옷장 팟캐스트(클릭!)

나니아의 옷장 유튜브(클릭!)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이미지: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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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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