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디지털 시민역량, 교회가 관심 가져야




여름을 달구었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이 좌절되어 아쉬움이 남은 대회였지만, 마지막 독일전은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한편으로 만약 한국 대표팀이 독일전에서 졸전에 머물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하는 상상도 해보았다. 어느 글에서 보았던 표현대로, “여럿 인생 망가졌을 것”이라는 우려가 우스개 소리로만으로 들리지 않았다. 언론에도 보도되었지만 앞선 두 예선 경기에서 뛴 몇 몇 선수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들로 댓글은 다는 것은 물론 심지어 그 선수 가족들의 소셜미디어에도 인격 테러에 가까운 악플들을 남기자, 급기야 계정을 폐쇄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관련선수의 “입국금지”, “국가대표직을 박탈시키라” 등 황당한 요구까지 올라오는 등 일부 네티즌들의 극단적 댓글이 사회적 논란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사실, 온라인 댓글 문화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위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집단적인 비난과 욕설을 가한 후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고, 때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요하게 공격한 후 댓들을 시달린 이들이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비판이 여러 차례 지적되었지만 별 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악플과 같은 디지털 일탈행위들의 원인들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이 지니는 익명성이라는 환경 속에서, 자극적인 댓글들의 선동 효과, 낮은 자존감과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 과격한 언어를 통한 인정욕구나 우월감을 얻고자 하는 이유 등으로 인해 이러한 일탈 행위들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한국 특유의 포털 중심의 뉴스 인링크 방식도 이러한 악플현상을 과열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온라인 댓글 그 자체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가져온 필연적 산물이라 할 것이다. 일상의 사건이나 사람들에 대해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과 같은 것이어서, 댓글과 같은 상호 작용을 통해 소통의 발전이 이루어져왔고 민주주의적 가치가 확대되어 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의 댓글 문화는 시민들의 공론장 역할보다는 특정인이나 사건을 겨냥한 일부 집단의 저열한 혐오 감정을 드러내는 감정의 하수구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마저 직면하고 있으며,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서 보듯, 댓글마저도 여론 조작을 통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온라인 댓글 문화와 제도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온라인 문화 전반의 문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악성 댓글이야말로 기독교적 소통과 생명의 문화에 반하는 단절과 죽음의 문화임을 인식하고 온라인 문화 변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전환을 위해 교회공동체의 힘과 지혜를 더욱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포털 등이 그동안 제기되어온 뉴스 아웃 링크제로의 전환을 비롯하여 댓글 환경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자율적 개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이버 세계에서의 개개인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민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에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교회 공동체에서부터 미디어와 시민 교육을 통해 자유와 개방, 공유라는 디지털 민주주의의 원리는 물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피조공동체로서의 연대와 생명 의식, 교류와 공감, 소통 역량을 지닌 디지털 시민들을 만들어내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 사회의 타락은 언어의 타락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인터넷 댓글 문화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온라인 문화 변화를 위한 제도와 디지털 시민 양성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1-32)는 믿음과 삶의 원리가 온 삶의 문화 영역 속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힘쓰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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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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