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리포트] “문화가 있는 사랑방” | 북악하늘교회





 

 

자신의 사역을 잘 감당하는 교회란 어떤 교회일까? ‘그 교회가 있어서 우리 지역이 참 좋아요.’ 라는 고백이 나올 수 있다면 그 교회는 사회에서 가장 빛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번 문화선교리포트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삶과 함께 하려는 교회를 찾다가 정릉에 작은 도서관으로 자리 잡은 ‘북악하늘교회’를 취재했다. 찾아가는 길에 비가 오기도 했을 뿐더러 인가만 있고, 아무런 상가도 보이질 않아 교회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다. 그런 중에 만난 북악하늘교회는 한편으로는 외로워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아름다워 보였다. 

작은 도서관, Book樂하늘


‘북악하늘 작은 도서관’으로 공식적으로 등록된 북악하늘 교회의 모습. 정말 작은 도서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책이 가득하다. 작은 방에는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보고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이 공간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참 다양해 보였는데, 실제로 이 공간은 지역사회에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성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7주 동안 매주 금요일에 영화 상영을 진행하기도 하고, 반상회나 공청회 장소로도 이용했다고 한다. 지금 도서관과 관련된 행사로는 페미니즘 스터디를 진행하고 계신다고. 이 공간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기금마련 바자회 같은 것도 진행했고,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하고, 뜨개질 하는 모임이 있어 전시도 한다고 하셨다. 


북악하늘 사역에 대하여 묻자 목사님께서는 단번에 “재밌어요.” 라고 말씀하셨다. 
“독특한 지역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한 지역은 아니어서, 외부인들이 오기는 쉽지 않아요. 저는 그래서 더욱 이 지역에 있는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레드 오션을 떠나서
북악하늘 작은 도서관, 북악하늘 교회를 담당하시는 임명진 목사님을 만났다. 본래 신학을 하시면서 문화에 관심이 많아 숭실대에서 기독교 문화 쪽으로 공부하시고 논문도 쓰셨다. 청년부사역을 하시면서 책이나 영화에 대한 리뷰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시작하셨고, 최근 북악하늘교회를 하시면서 다시 활발한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관리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목사님이 이런 사역을 하시게 된 데에는 ‘문화’가 있는 삶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셨기 때문이었다.

“한국교회의 상황이 워낙 레드오션이잖아요.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어보이지도 않았어요. 정말 행복한 목회가 뭘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러다가 보인 것이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좋아하는 문화로 목회를 해야겠다는 것이었어요.”


워낙 경쟁하는 것도 성향에 안 맞아서 한국교회의 청빙상황이 힘들었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께서는 행복하고 재미있는 목회를 찾아 나섰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지금 북악하늘교회의 많은 책들과 함께 계시는 목사님의 모습은 참 행복해 보인다. 

북악하늘, ‘도시골’에 자리 잡다.

 

사실 북악하늘교회는 이 지역에서 조금 낯선 공간인 것은 틀림없다. 주변이 모두 주거공간인데 이상하게 상가건물, 슈퍼, 카페하나 없는 조용한 곳이다. “제 고향이 정릉이고 그래서 이곳에 자리 잡게 되었네요. 사람들이 많고, 번화하는 곳은 교회도 많고, 카페도 많고, 도서관도 많고 이미 다 준비가 되어있어요. 그런데 이 동네는 정말 휑하죠. 4-5천정도 주민들이 1200-1300 세대가 산다는데, 문화 복지시설도 없고, 아이들 놀이터도 없고 정말 슈퍼 하나도 없는 희한한 동네예요.” 희한한 동네라고 말씀하시는 목사님은 덧붙여 이런 시설이 없는 이유를 덧붙여 말씀하셨다.

본래 이 지역은 청와대와 가까운 지역으로 개방적이지 않았던 곳이었다고 한다. 개방되어 있지 않으니 보수적이고, 굳이 이 동네에서 무언가를 사거나 하지 않고 산 아래 시내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한다고. 그래서 목사님은 이 동네를 “도시골”이라고 부른다고 하셨다. 사람들은 이 동네에 문화시설이나 편의점 하나 없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익숙하게 여긴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목사님은 이 ‘북악하늘’ 공간이 지역사회에서 개방된 공간으로 알리기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북악하늘 카페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2000원으로 정말 저렴한 가격인데, 실제로 카페운영을 통해서 수익성을 낸다기보다 사람들이 올 수 있는 담벼락을 낮추기 위한 고민이었다고 한다. 잘 안 되는 지역, 편의점 하나 없는데도 불편함이 없는 곳. 그래도 이 동네에 자리 잡은 목사님은 “아예 없는 곳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했어요. 없는 것을 또 만들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라고 말씀하셨다.


쉽지만은 않은 일 –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기
“저희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 참 안 좋은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가 옳지 못한 의도를 가지고 왔다고 판단했고, 오해를 많이 받았죠.” 실제로 북악하늘교회는 구청에 신고도 몇 번 당했다고 한다. 구청에서 나온 직원들은 오히려 구청에서 하지 못하는 문화공간개설을 목사님이 대신해주고 있으니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돌아갔다고. 어떤 분들은 장사속셈이라고 생각해서 안 좋게 보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공청회와 의견수렴 장소를 제공 하는 것을 못마땅하다고 여기기도 하신다니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 번은 음악회를 열어 포스터를 붙였다가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니 굉장한 텃새였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여기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한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장 자주 오는 단골은 지역 초등학생들이라고 하셨다. 정말로 이 지역에는 아이들이 놀만한 공간이 없어보였는데, 북악하늘이 유일했다. 게다가 책도 많으니 부모들이 생각할 때도 안심할 만한 놀이공간이다. 조금씩 지역사회와 어우러지고자 하는 많은 노력이 ‘북악 하늘’에 있었다. 그리고 그 노력으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쉼을 누리고 있었다. 목사님은 앞으로도 북악하늘교회가 이 지역에 ‘문화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이해타산을 따지고, 계산기 두드리면 답이 안 나오죠. 어려운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내가 이런 목회를 할 것이다.’ 라는 구상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어요. 실제로 무언가를 보여주어야만 해요. 일단 시작해야 해요.” 새로운 목회를 꿈꾸는 이들에게 목사님은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하셨다.

 

이야기를 한참 나누는데 카페에 계시던 사모님께서 맛있는 토스트와 딸기를 내주셨다. 특별할 것 없어도, 맛있는 간식. 사모님은 목사님보다 훨씬 더 좋고 멋진 분이셨다. (사진은 극구만류하셔서 찍지 못했다.)


‘북악하늘교회’의 지역을 향한 귀한 사역들이 오늘날 교회의 위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문화선교리포트를 마친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마 5:14)

 

심수빈 문화선교연구원 기획간사



게 시 글 공 유 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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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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