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교회도 건강검진합시다! -『무엇이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가』를 읽고



교회와 관련한 책들이 대부분 목회자가 저자인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가르치시는 세 분의 교수님들이 모여 교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두 번째 책을 내셨다. 목회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도 한 번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이 일을 두 번이나 하셨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내셨을 것이고, 많은 노력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감사의 글에 밝히신 것처럼 1차 원고를 거의 폐기하다시피 하시고 전면 재집필하는 험한 길을 자원하셨다는 점에서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좋은 교회’ 또는 ‘나쁜 교회’라고 구분하는 것은 교회가 건강해지는 것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좋다‘ 또는 ‘나쁘다‘ 라는 구분은 정해진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나에게는 좋은 것이라 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여덟 가지의 속성이라는 평가의 항목을 제시하고, 각각의 속성이 가진 의미를 설문을 통한 통계자료와 함께 제시한 것은 매우 유익했다. 각각의 속성이 어떤 의미인지, 설문결과가 말하는 바는 무엇인지 등을 사례교회의 내용과 함께 분석한 것은 좋은 시도라고 보인다. 이 책을 읽을 목회자들과 직분자들이 이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교회의 건강성을 말하는 책들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출판되었다. 각각의 책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교회의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책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만이 가지는 강점이 있는데, 그 강점을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는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를 하는 목회자의 관점이 아닌 성도의 관점에서 보는 교회는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 분도 기독교인이시기 때문에 교회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으셨을 것이지만, 교회와 목회자는 일심동체라고하는 독특한 연대감이 없다는 점에서 교회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는 경영학자답게 교회의 건강성 문제를 공동체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조직체의 관점에서 다룬 점이다. 목회자들이 저자인 책들이 대부분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본 교회를 다룬 것과 달리, 교회의 목적, 리더십, 직분 그리고 운영의 부분을 조직체의 관점에서 본 것은 매우 유익했다. 신학적인 부분에서는 뛰어날 수 있지만, 경영적인 부분에서 부족할 수 있는 목회자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읽고 적용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계자료를 덧붙이는 것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을 답습한 것이라거나 또는 개인적인 생각을 주장한 것으로만 여겨질 수 있는 오해를 피했다는 점이다. 근거 없이 주장만 있는 경우에는 설득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이 책은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만큼의 통계자료를 제공한 점이 매우 유익했다. 

본인은 갑상선암 환자이다. 갑상선에 엄지 손가락 반 정도의 암 덩어리가 두 개나 있었지만 전혀 알지 못했었다. 수술하기 전에 목을 만지면 딱딱한 덩어리를 쉽게 만질 수 있었다. 내 몸에 암 덩이리가 자라고 있었고, 거의 매일 만졌을 텐데 그것이 암인지 몰랐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5년 만에 한 건강검진을 통해서 암을 발견했다. 그때 억지로라도 건강검진을 하지 않았더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건강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돈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고 미루면 안 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교회의 건강도 이와 같지 않을까? 딱히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교회도 있다. 그래서 시간과 재정을 들여가며 설문조사를 하거나 컨설팅을 받을 이유를 찾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건강한 것은 아닐 수 있다. 아무도 모르게 암 덩어리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암은 아니라 할지라도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동맥경화가 올 수도 있고,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딱딱하게 굳어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골다공증이 진행되어 뼈에 구멍이 생기거나, 뇌혈관에 피가 고여 있거나, 신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검사를 받아 봐야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건강할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건강검진을 회피하고 미룬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도 건강성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회의 건강성을 점검할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큰 유익을 준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를 통해서는 교회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검진이 여러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다양한 수치를 보여주어 그것을 통해 당장 치료해야 할 부분이나 앞으로 신경써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것처럼, 교회의 건강성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제시하고 또 사용한 교회 건강성 진단 질문(CHEQ Ι,Ⅱ)이라 할 수 있다. 교회의 목회자들과 직분자들이 급하게 답만을 찾기 전에 정직한 마음으로 이 질문에 답해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건강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교회의 건강한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통이 잘 되지 않아 갈등하는 교회라면 목회자와 직분자 또는 성도가 어떤 영역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숙제를 잔뜩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온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숙제는 언제나 하기 싫다. 그런데 안하면 망신을 당하고 때로는 혼도 난다. 교회의 건강성을 위한 노력도 미루다가는 망신당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목회자와 교회만의 망신이 아니라, 하나님 망신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하나님 망신 안 당하시게 빨리 건강검진 받고 회복하는 교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하며 그 일에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다.

한용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높은뜻 하늘교회를 담임으로 섬기고 있으며, 바른교회 아카데미 부원장과 학원복음화협의회 중앙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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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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