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회문화 전망 및 문화선교트렌드




1. 2016년 문화선교트렌드[각주:1] 회고

“화해와 평화로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한국사회가 외면해온 그간의 적폐들을 청산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을 진하게 겪은 2016년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사회가 지금까지 이룬 눈부신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적잖이 드러났다. 문화선교연구원이 2016년의 문화선교트렌드로 “불안의 일상성”, “출구 없는 헬조선”을 짚었던 것처럼, 극심한 양극화와 정부의 부실한 위기대처능력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불안해했다. 사회취약계층과 약자에 대한 차별, 갑질 논란은 그 양상이 보다 복잡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파급력은 대단해서 다른 모든 이슈들을 집어 삼키고 남을 정도였다. 정치권력의 사유화와 부정부패에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 다수가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알파고’의 대국 승리와 ‘포켓몬고’ 열풍은 4차 산업혁명의 신호탄이 되었다. 정치·경제·사회 등 전방위적인 위험 요소들 가운데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내실 있는 “가치 중심적 소비”를 하거나 “자신만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나섰다. 나름의 현실 타개책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목전에 두고 이를 준비하는 일부 교단과 개교회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교회 공동체의 삶과 신앙의 회복을 꾀하려는 다양한 시도들도 있었다.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실험적 모임이 늘고 있으며 “일터 신학과 일터 영성”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컨퍼런스나 아카데미에 모였다.[각주:2]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며 “젊은이들을 위한 교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 교회들도 늘어났다.[각주:3]

 

2. 2017년 사회문화 전망 및 문화선교트렌드

문화선교연구원은 2017년 한국 사회문화를 반영하는 주요 이슈로 ‘생존’과 ‘갈등’을 꼽았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선출 등 전 세계적인 급진적 보수의 흐름은 경제 저성장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국민 정서가 배타적 민족주의와 각자도생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의 급락 등 한국 경제의 비상상황을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생존의 문제가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 장기적 비전보다 눈앞의 행복이 더욱 중요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가 하면, 정부에 대한 불신과 경제침체에 대한 불만이 곧 있을 대선을 기점으로 표출될 것이라 예상된다. 한편, 1인 가구의 증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격화는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지탱해온 가치와 관념들이 붕괴되고 시대의 변화가 요청됨을 여실히 보여준다. 급속한 변화로 일어날 혼란을 상쇄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노력이 발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 역시 ‘생존’과 ‘갈등’의 여파가 몰아칠 것이다. 경제위기와 인구절벽, 가속화되는 교회의 위기로 앞으로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생존에 더욱 위기감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대선을 전후로 일어날 이념 갈등과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른 가치관 갈등, 리더십 교체로 일어날 내홍은 교회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교적 교회’를 말하겠지만 진정한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서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더 깊은 숙고와 책임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2017년 교계의 중요한 이슈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이와 관련된 각종 행사와 논의들이 무성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혁교회는 계속해서 개혁되어야 한다”는 의지일 것이다.

2017년은 난국에 처한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2017년이 갈등과 혼란, 생존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전환기적 모멘텀이 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한국사회와 교회에 달렸다. 곪은 상처를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할 때 상처가 아무는 것처럼 개혁과 변화를 향한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해 변화를 향한 시민사회의 갈망과 역량을 확인했다. 갈등 해소와 샬롬의 공동체 구현을 위한 길이 여전히 멀지만 굽이굽이마다 잘 극복해온 역사처럼 이번에도 그 지난한 여정을 잘 헤쳐나가길 소망한다.

 

 

 

<사회문화 분야>

각자도생의 사회

‘각자도생’은 제각기 살아갈 방법을 꾀하는 것을 일컫는다. ‘브렉시트’에서 나타났듯이, 장기화된 경제침체로 인해 더 이상 국제적인 관계에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국가운영을 하거나, 국민이 국가의 복지정책이나 사회적인 안전대책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삶의 형태다. 전자의 경우 정부가 선택한 것이라면 후자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국민 개개인이 생존을 위해 선택해야만 하는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여론이 회자하는 ‘각자도생’이 『코리아 트렌드 2017년』에서 키워드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특징을 각인하는 현상이 되었다는 말이겠다.

세월호 침몰, 지진과 수해 등으로 드러난 국가의 문제대응 능력,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 협정 등 국민적 동의를 얻지 않은 외교관계,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 등 일련의 사안들을 겪으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되었다. 정경언 유착으로 각종 정책의 혜택에서 소외된 국민들은 정부와 사회지도층을 신뢰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가고 정치적인 혼동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미국을 위시해 국가보호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민낯을 드러난 정부의 문제대응능력, 취약한 사회안전망과 개인주의 사회에서 극도의 경쟁에 내몰린 국민이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으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각자도생의 사회는 국가와 공동체가 사회적 자본인 신뢰를 잃은 결과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은 마을 혹은 지역 중심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서로 연대하여 공동체가 협력하여 생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회는 각 지역 사회에서 공동체 형성과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중심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2.0의 진화, 민심은 어디로?

영국이 유럽연합의 탈퇴를 놓고 ‘브렉시트’ 국민 투표를 진행했을 때, 영국인들의 상당수는 반세기동안이나 몸 담아온 유럽의 통합이 한순간에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을 하지 못했다. 일부 극우파와 반유럽파의 선동인줄 알았으나 현실은 달랐다. 미국에서도 민주당의 힐러리,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TV 토론으로 상대방을 공격할 때만해도 여론은 힐러리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영국과 미국, 세계의 정치·경제·군사·교육·문화를 이끌어가는 두 강대국들의 뜻밖의 선택에 각국들은 외교와 경제, 안보의 정책에 있어서 상당한 수정을 해야 했다. 이런 선택의 배경은 무엇일까?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두 국가의 서민, 노동자층의 분노가 표출된 점이다. 다양한 인종과 종교,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테러, 범죄, 실업률 증가, 복지예산 부족 등 중산층 이하 백인들의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엘리트 정치에 대한 불신, 사회 지도층에 대한 반감은 결국 투표에서 보수성향이 결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현실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2017년에 있을 대선은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 지난 연말부터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한 최순실 사태로 국정 혼란의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특권층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더해지고 있다. 권력형 비리의 전형으로 법과 공적 질서를 무시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는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그러나 오히려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국민적인 열망을 불러일으키며 온오프라인 상에서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영미를 포함한 전 세계적인 흐름이 정치적, 경제적 보수주의의 재등장이라면, 한국의 민심은 좌우의 진영논리 대신,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을 거부하고 공정한 사회, 민주주의와 법질서, 그리고 국민의 주권이 살아있는 사회를 염원하고 있다고 보인다. 광장의 촛불이 보여준 것처럼 부디 합리적 소통을 통해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며, 정치적 논리를 넘어서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정치를 기대해본다.

 

“뭣이 중헌디?” 진짜 중요한 것을 찾아서

‘탕진잼’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재물 따위를 다 써서 없앤다는 ‘탕진’과 재미의 ‘잼’을 합쳐 ‘소소하게 낭비한다’는 의미를 가진 합성어이다. 장기화된 불황과 불안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자학임과 동시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당장의 소소한 행복에 충실한 2030세대의 소비 성향을 말한다.[각주:4] 20대 평균월급이 130만원이라니,[각주:5] 부모의 도움은커녕 부채라도 없으면 다행인 젊은이들에게 제 집 마련 같은 건 먼 이야기일 뿐이다.

2016년,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가 18년 만에 자진해산한 것처럼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만 가면 앞날이 보장된다는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 취업전선에 막 뛰어든 청춘뿐 아니라 진급을 앞두고 자녀교육 걱정에 여념 없는 40대와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50대, 그리고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노년세대도 언제 어떻게 사회빈곤층으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계속 마주해야 한다. 경제불황이 계속될 2017년에는 “뭣이 중헌디?”[각주:6]를 물으며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는 삶을 팍팍하게 하지만 다시 오지 않을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게 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다. 교회 역시 사역의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공중의 새와 백합화, 곧 스러질 들풀을 기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누구보다 잘 아신다(마 6:25-34). 어두운 이 땅에 희망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지금 여기에서(here and now)’ 이루어지고 있고 또 이루어져가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가장 ‘중헌’ 것을 선택하는 일은 오히려 본질 회복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I비서 시대, 구술문화의 회복

AI(가상)비서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AI비서 ‘자비스’에게 명령을 내린다. ‘자비스’는 형체가 없지만 언제 어디서나 아이언맨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한다. 최근 TV 광고에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가스 불을 끄거나 보일러를 확인하는 원격제어 서비스가 등장하였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스크린과 키보드로 가스렌지나 보일러를 제어하는 것이다. 여기에 음성인식기술(자연어처리 기술)과 인공지능을 접목하면 손동작 없이 음성만으로도 모든 게 가능해진다.[각주:7] 애플의 ‘시리’[각주:8]가 이러한 전개과정 가운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AI비서가 IT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이 기능이 탑재된 IT기기의 세계 판매량이 올해 180만대에서 3년 후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각주:9]

역사적으로 미디어의 변화는 메시지나 사회적 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원시 시대 구술문화에서 필사와 인쇄 등 문자문화로, 현대에 이르러 문자문화의 토대 위에 구술성을 포함하는 전자문화로 향해갔다. AI비서 기능은 전자문화의 구술성을 강화시킨다. 다시 말해 소통의 방식이 시각 중심에서 오감 중심으로 다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변화는 권위적 구조의 재편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예수님은 이야기, 즉 구술문화로 가르치셨다. 이후 사도 바울은 서신, 즉 문자문화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러한 문화는 종교개혁 이후 더욱 견고해져 한국교회에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흐름 속에서 개신교회가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지, 소통의 새로운 인카네이션을 고민해야 할 때다.

 

따로 또 같이, 1인가구 시대의 관계 맺기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2015)에 의하면 1인가구 비율이 27.2%를 차지하며 우리 사회의 가구 형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1인가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나홀로족 문화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광범위해 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것은 유행처럼 한 번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이 아니다. 1인가구 팽창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이전부터 나홀로 문화는 서서히 시작되어왔다. 이미 나홀로족은 사회 전반 소비 마케팅의 주요 공략 대상이 되었으며, 때문에 나홀로족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세분화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각종 페이 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교회 밖은 이미 이 흐름에 맞춘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교회 안은 1인가구에 대한 선교 전략이 거의 전무하다. 오히려 공동체성을 잃어가는 세태를 한탄하며 공동체성을 회복하자는 구호만 외치고 있는 모양새다.

인간은 누구나 사회적 동물이며 그것은 나홀로 족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혼자 밥을 먹으며 한손으론 쉴 새 없이 톡과 셀카, sns, 커뮤니티를 통해 혼자 있는 그들의 공간에 누군가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들과 느슨한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교회 안의 공동체성은 우리가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가치이지만, 교회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기 꺼려하는 나홀로족들의 성향을 무시한 채 그들에게 공동체성 회복만을 강요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유대와 연대, 소통의 핵심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 1인가구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선교전략이 필요하다.

 

 

<교계 분야>

 

마침내, 종교개혁 500주년

종교개혁 500주년. 1517년 비텐베르크 성당에서 시작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이 그 불씨였다. 그로부터 5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의 일부 교회와 교단에서는 이전부터 종교개혁 500년을 준비할 것에 대한 목소리를 이어왔다. 그렇지만 종교개혁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분위기는 교단별로 온도차가 조금 있는 듯하다. 이에 그냥 행사만 무성한 채 종교개혁 500주년을 그저 한해 소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종교개혁의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종교개혁의 과제는 무엇일까. 최근 진행한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의 조사결과에서 일반 성도, 목회자 모두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개혁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 복음의 본질 회복’(42.2%)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목회자들의 윤리 회복’(38.5%), ‘분열된 교회의 일치’(7.0%), ‘개교회주의 극복과 공교회성 회복’(4.7%) ‘교회 양극화 현상 극복’(4.6%),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통일운동’(1.8%)을 들었다. 복음의 본질 회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결과는 현재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과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복음의 본질은 무엇이며, 참된 교회됨은 무엇이겠는가.

루터의 종교개혁은 깔뱅으로 이어지며 교회의 개혁을 넘어서 사회의 개혁으로 이어졌다. 교육, 경제, 과학 등 그 시절 종교개혁의 물결을 타고 개혁된 것은 교회뿐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였다. 그렇지만 과연 지금의 한국교회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가 물어야 한다. 사회변화를 향한 외침 이전에 교회의 교회됨 회복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전면적인 변화 없이는 정치적인 구호로 끝날 수 있다. 변화를 위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간 복음과 교회의 본질 회복, 이것은 비단 500주년이기에 강조되어야 하는 일이 아니다. 499년에도 501년에도 변함없이 계속 붙들고 놓지 말아야 할 개혁교회의 참된 정신일 것이다.

 

교회의 갈등관리 능력, 시험대에 오르다

2017년도 교계는 갈등의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간 전개되어 온 교회 안 갈등의 양상이 다양하게 표출될 전망이다. 이미 교회 안에 상존하는 갈등구조의 문제들, 사회변화에 따른 새로운 갈등 요소들이 교회 안 갈등 양상으로 편입되고 있다. 조만간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 교체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에 따른 교회 안 분쟁은 교회 갈등관리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아울러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흐름을 교회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이다. 현 한국교회는 여전히 평신도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위계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과 기존의 제도, 구조 속에서 민주적 절차로의 이행과 이를 위한 여성, 청년 등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다. 동시에 대선을 치르는 2017년도는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정치참여를 둘러싼 논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외에도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논쟁 역시 대중문화의 흐름과 인권법 제정 관련 흐름 속에서 세대 간 갈등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교회가 주목할 부분은 날로 복잡해지고 첨예해지는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이다. 갈등은 공동체가 지닌 본질적인 요소로서,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목회자는 교회 안의 구성원들이 지닌 정치·사회·문화적인 다양한 견해들을 인식하고, 제기되는 갈등들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위계적 귄위주의 구조 타파와 함께 다양한 목소리를 교회의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미래교회는 결국 얼마나 소통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인구절벽’ 앞에 선 한국교회

최근 암울한 한국사회를 일컬어 ‘○○절벽’이라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 어떤 사회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감소하는 사회지표 그래프를 따온 것이자 그 절박함과 위기감을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선 것처럼 묘사한 말이기도 하다. 한 발표에 따르면,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절벽’은 ‘인구절벽’이었다.[각주:10]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란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가 절대적,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인구절벽이 잠재성장률 하락과 생산·소비 감소 등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위축을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생산가능인구 3763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2017년부터 감소세에 접어들 예정이다. 이에 인구절벽 쇼크와 관련된 각종 담론이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그에 따라 교회 역시 인구절벽의 영향력 아래 대안 모색이 활발해질 것이다.

인구절벽 현상은 교회의 고령화와 평신도 리더십의 약화뿐만 아니라 저출산으로 인한 다음세대 양육의 차질, 교회 재정상태의 악화로 인한 교회 파산 및 국내외 선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장선상에서 무연사회로의 진입은 교회공동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다시 말해, 인구절벽 현상이 교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목회전략이 각별히 요청된다. 기존의 목회가 장년 중심의 교구 사역이었다면 세대별, 상황별로 세분화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1인가구부터 다세대 가족까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부터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 세대, 은퇴를 앞둔 중년 세대와 노년 세대까지 각자 달리 처해있는 삶의 정황을 이해하고 이들을 위한 보다 세심한 목회적 관심과 포용적 자세가 요구된다.

 

이제는 생존이다

생존목회. 목회를 위한 생존인가, 생존을 위한 목회인가. 머지않아 생존목회라는 말이 회자될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살아남는 일을 걱정하는 게 현실이 되었다. 그렇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제는’이 아니다. 이미 ‘이전부터’였다. 사실 각자도생은 이미 많은 목회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줄어드는 교인 수, 늘어가는 미자립 교회들, 생활전선으로 떠밀리는 목회자, 목회자 수급 불균형과 목회자 이중직 문제 등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언급되고 논의되어 왔던 이슈들이었다. 그러나 경제위기와 맞물려 교회와 목회자들의 생존과 관련된 논의들이 2017년에 더욱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예장통합 정기총회에서는 목회자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총회 산하 직영신학대 신학대학원 정원 감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총회 산하 7개 신학대는 2017년부터 3년간 매년 4%씩 정원을 감축하게 된다. 뒤늦은 감이 있으나 이를 계기로 교회나 목회자 생존을 위한 제도나 정책 마련이 교단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미국교회의 경우 북미장로교나 남침례교, 복음주의루터교단 등에서 목회 이중직 허용은 물론,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중직 목회 허용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단이 금지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생존의 위기를 인식한다면 서둘러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목회자의 겸직 허용에 그치지 말고 더 나아가 직업교육과 일자리 창출, 최저생계비 보장이나 노후대책 등 총회와 노회, 지교회와 신학교가 협력하여 보다 면밀한 차원에서의 구체적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목적은 우선적으로 목회자와 교회가 자립하도록 돕는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다. 맡은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한 정치인은 현 청년들에게 정치의 반대말이 각자도생이라고 이야기했다. 혼자 경쟁하는 것이 아닌, 함께 힘을 합치자는 정치적 구호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혼자 생존해 가야 할 각자도생의 지쳐만 가는 목회의 현장에서 목회자도 하나님 나라 공동체의 일원임을 알고 함께 울고 함께 격려하며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에큐메니컬 정신의 실천이 요청된다. 더 나아가 교회의 생존은 교회됨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개혁과 변화를 통한 신뢰 회복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대안은 ‘선교적 교회’?!

요즘 ‘선교적 교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작은 교회’나 건물 없는 교회, 카페교회 등 새로운 형태의 교회 개척도 선교적 교회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일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선교적 교회는 파송된 곳에서 필요한 사역을 독특하게 수행하기 때문에 정례화된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한 형태의 교회를 말하거나 부흥을 위한 성장전략과도 무관하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Mission of God) 가운데 부르시는 사명, 곧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교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우려되는 지점은 이러한 교회의 존재론적 행위를 브랜딩하고 마케팅하려는 유혹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벤트성 행사로 기획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교적 교회’가 교회의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써 목회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면서 그만큼 본질의 오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교회가 선교적으로 성장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선교적 교회론을 표방하는 교회들이 대개 복지나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역을 진행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모색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제 교회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를 위한 사역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다가오는 2017년에도 성령은 우리보다 앞서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일을 행하실 것이다. 그 일에 동참하기 위하여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와 함께 하시는가?”를 물으며 보다 창조적이고 본질적인 사역을 모색해야 한다.

연구자: 김승환, 김지혜, 박성관, 백광훈, 정민식, 조성실, 최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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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0대 이슈 보기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종합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1. '최순실 국정농란'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2. 불안사회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3. 갈등사회


  1. 문화선교연구원, “2016년 문화선교트렌드,” http://www.cricum.org/971 [본문으로]
  2. 일터신학을 정립한 세계적인 신학자 폴 스티븐슨 방한, 개교회나 초교파적 차원에서 ‘일터사명컨퍼런스’와 ‘진로일터컨퍼런스’가 개최되는가 하면 한 기독교아카데미에서는 꾸준히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일터신학 강의가 계속되고 있다. [본문으로]
  3. 정민식, “3040 사역현장을 찾아서,” www.cricum.org/1098 [본문으로]
  4. MBC, 2016.11.23. 2030세대가 ‘탕진’하는 이유, http://imnews.imbc.com/n_newssas/fullmovie/fullmovie02/4168896_16727.html [본문으로]
  5. LG경제연구원이 2014년 4월 전체 업종별 종사자의 연령대별 평균 임금을 계산해 2015년 11월 11일 ‘세대별 일자리 관점에서 본 한국 고용의 현주소’ 보고서에서 연령별 평균월급을 밝혔다. 한국일보, 2015.11.11. “‘평균 176만원’ 30대 월급이 가장 높다,” http://www.hankookilbo.com/v/99ea68b979cc41d384f646526930bc27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윤호중 의원이 납세자 연맹과 연말정산 자료를 분석해 우리나라 월급쟁이의 평균 연봉이 3172만원, 월급으로 264만원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인터넷과 SNS에서 박탈감 어린 자조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에 대해 JTBC 뉴스룸에서 이것이 소득분배의 ‘난쟁이 행렬’ 현상임을 밝히면서 노동자의 중위소득이 191만원이라고 하였다. 그것도 연말정산을 하지 않는 시간제 근로자나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당수가 제외된 수치로 실제 중간값이나 평균값은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JTBC, 2015.09.07. “[팩트체크] 직장인 평균 월급 264만원... 평균치 맞나?,”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022754 [본문으로]
  6. 흥행 영화 <곡성>의 대사 “뭣이 중헌디?”는 2016년 최고의 유행어라 할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다. 눈앞의 것을 좇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일침이다. [본문으로]
  7. AI비서 시대에는 말만 하면 개인 일정을 체크해주는 것은 물론, 현 위치를 파악해 날씨를 알려주고, 원하는 주파수의 라디오를 틀어주거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는 게 가능해질 것이다. 집안의 조명을 조절하고 필요한 문장을 번역해주며 택시를 불러주거나, 피자 같은 배달음식도 주문이 가능하다. [본문으로]
  8. 애플의 ‘시리’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아마존의 ‘알렉사’가 있다. 이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어떤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사용자와 계속 연결되는 ‘유연한 이식성’이다. 최근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와 전용 기기를 출시했다. KT도 음성인식로봇 ‘오토’(OTTO)를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키보드와 스크린으로 이루어지던 정보교환이 고도로 발전된 음성인식기술을 통해 마이크와 스피커로 대체하는 핵심은 ‘자연어처리’기술이다. [본문으로]
  9. 2018년에는 520만대, 2020년에는 151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승욱, 2016.11.28. 매일경제, “달아오르는 인공지능(AI)비서 개발 경쟁... 정보 검색에서 통역, 예약, 쇼핑까지 ‘척척’,” http://news.mk.co.kr/newsRead.php?no=823935&year=2016 [본문으로]
  10.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다음소프트는 2010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절벽’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트위터 38만2청643건과 블로그 43만9천911건을 분석한 결과를 2015년 4월 15일 발표했다. 현혜란, “인구·취업·소비…한국의 ‘3대 절벽’,” 연합뉴스, 2015.4.15.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4/14/0200000000AKR20150414185200033.HTML [본문으로]

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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