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3. 갈등사회





2016 문화선교연구원 선정 사회문화분야 10대 이슈

심층이슈 3. 갈등사회


 

현상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텔레비전 뉴스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보도되었다. 무성하게 자란 칡넝쿨이 가로수나 길가의 표지판에 얽힌 나머지 표지판이 보이지 않게 되어 이것을 제거하는 모습이다. 얽히고설킨 넝쿨들은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며 갈등’(葛藤) 중에 있는 한국 사회와 겹쳐 보였다. 무성한 칡넝쿨이 표지판의 가야할 길마저 가릴 만큼 갈등사회로 치닫고 있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성과 이로 인한 존재의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였을 때 심리적으로 내 편을 드는 경향이나 습성이 있다. 그러나 개인이든 집단이든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다르면 사람이든 집단이든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갈등 양상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주체가 등장하면서 각자의 이해관계와 가치관에 따라 정체성의 갈등이 중층적이며 복합적으로 상호 연관되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개인 대 개인 간의 갈등부터 시민과 국가 간의 갈등, 집단 간의 갈등, 그리고 국가 간 분쟁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인 면부터 사회적인 면까지 양상이 확장되고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사회에 따른 세계화와 초국가적 다문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정치적 갈등 지형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정치, 사회문화, 경제 등의 영역에서 집단과 개인의 갈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슈와 쟁점

최근에 우리 사회는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주체들이 각자 다양한 일상 속의 문제들을 이슈화하면서 정치적으로 새로운 갈등 지형을 낳고 있다. 다시 말해, 상호간의 소통 부재에 따른 정치적 갈등과 고용 없는 성장에 따른 새로운 경제적 갈등이 보편화되고 일상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갈등이 대개 지역 간, 이념 간에 벌어졌다면, 최근에는 지역보다 세대 갈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경제적 계층과 계급 갈등 역시 심각하다. 이는 고용 없는 성장 과정에서 드러난 소득과 부의 분배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소득분배의 불평등에 따른 양극화로 경제적 갈등이 매우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6 한국사회 주요이슈에 대한 목회자 및 개신교인 인식조사[각주:1]에서 한국 사회 경제경영 이슈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1+2순위)고 묻는 설문 결과에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목회자 59%, 성도 46.3%) 양극화 및 빈부격차를 들었다는 지표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양극화 심각 정도에 대하여는 거의 대부분(목회자 99%, 성도 95.6%)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임금의 불평등과 불안정은 사회 갈등의 가장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빈부격차와 소위 중산층의 붕괴로 소비의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갈등 양상이다. 다시 말해 가난한 자와 부자, 경영자와 노동자, 특별히 정규직과 비정규직(기간제노동자)의 문제는 임금과 직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고용의 이중구조로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 내지 완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동시장에서 질 좋은 일자리와 고용창출을 위한 노력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시급히 요청된다.

경제적 갈등 양상은 경제적 약자의 기본권과 경제적 강자의 이익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이러한 양상은 노인요양원, 정신병원, 고아원 등 복지시설 설립을 두고 이해 당사자와 지역주민들 사이에 끊임없는 갈등을 빚고 있다. 더 나아가 이것은 지역별로 자산 가치의 차별적 상승 문제를 낳고 있다. 즉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강남과 강북, 호남과 영남 등의 자산 가치의 양극화 역시 커지는 것이다.

또한 사회문화적 갈등 양상 역시 심각하다.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앞으로는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사회문화의 변화의 갈등, 이념 간의 갈등, 교육, 지식, 정보 격차로 인한 갈등, 젠더와 소수자의 인권과 전통적 가치규범 간의 갈등, 환경보전과 지역개발 간의 갈등, 그리고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다문화사회로 전환하는 시기에 나타나는 갈등이 다양한 양상으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가치관이 분출하는 한국사회를 박길성은 갈등 정치라고 말한다.



 

신학적 분석 및 대안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Augsburger갈등은 보편적이지만 문화마다 독특하다.”고 했다. 이 말은 갈등의 원인과 전개되는 방식이 문화마다 다르다는 의미다. 갈등의 원인과 전개 양상이 다르다면, 여기에 대한 대응과 해결 방식 또한 각 문화마다 달라야 한다.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 갈등이 어떤 문화적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알아야 하고, 그 문화의 보편적인 갈등을 이해해야 한다.

모든 갈등이 문화적인 면을 갖는 것이 아니지만, 한국인들의 문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별하는 문화가 강하다. 이렇게 한국인들은 갈등이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로 인식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갈등이 친밀한 관계 내 발생해 구성원들 사이 집단의 조화를 깬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 표출을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밀양 송전탑 문제에서 세월호 사건, 사드배치, 그리고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촛불시위까지 최근 있었던 갈등 사례처럼, 현실정치에서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표면적 평화만을 강조하며 사회구조적 모순의 근원적 해결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현재보다 더 좋은 삶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과 투쟁 사이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면, 갈등은 진정한 평화,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요구된다.

현대 사회 들어 나타나는 다양한 주체의 등장은 탈권위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던과 디지털 미디어 정보화 사회와 관련이 깊다. 이러한 사회는 소통과 협력, 참여와 공유, 그리고 집단지성을 기본 매개로 한다. 이러한 탈권위와 불확정성, 개방성이 확보되는 사회가 가지는 다양성이 때로 갈등으로 드러날 때가 있지만, 사회통합과 보편복지를 지향하여 대안사회를 마련해야 하는 국가는 다양한 주체들이 개인을 존중하면서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공공선)과 조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시민 사회의 주체인 시민과 시민단체의 활용이다. 다원화된 욕구 분출과 참여에의 욕구를 담아낼 수 있는 거버넌스 모델 같은 대안적 인식 틀이 요구된다. 여기에 인터넷과 같은 다양한 매체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한국교회는 갈등 해결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개신교인들 대부분은 한국교회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목회자 65%, 성도 68.5%)고 생각한다. 그런데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한국교회의 역할을 묻는 설문에는 목회자와 성도가 각각 다른 응답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목회자는 대형교회의 미자립교회 지원(28%)과 경제정의 실현(29%)을 우선적인 과제로 지적하는 반면, 성도들은 균등한 교육 기회의 제공(29.3%)에 가장 많이 응답했다. 그 다음은 소외계층에 대한 물질적 지원(19.6%)과 대형교회의 미자립교회 지원(19.3%)의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중심의 교회 리더와 성도들이 생각하는 대안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본인이 처한 상황 속에서 사회 문제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사회 속에서 한국교회는 빈부격차와 양극화로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상처를 입은 영혼들을 치유하는 공동체가 되고 있는가? 그동안 개인의 자유와 물질적 재화에 대한 욕망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과 개인의 영적 성숙에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도덕적 프레임이나 안전장치로서 윤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에 상처 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공동체로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독교인 개인은 이웃사랑의 진실한 본과 신실한 신앙의 참 모습을 생활현장에서 드러내야 한다. 우선 양극화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를 통합하고 병든 사회를 치유하는 공동체로서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 다음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한 영혼이 영적으로, 경제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두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련 글 보기

2016년 사회문화분야 10대 이슈 - 종합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1. '최순실 국정농란'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2016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2. 불안사회



화선교연구원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1. '2016 한국사회 주요이슈에 대한 목회자 및 개신교인 의식조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 주최, 지앤컴리서치 의뢰, 만19세 이상 개신교인 및 목회자를 대상으로 조사기간은 2016년 11월 3일부터 18일(16일간), 표본오차 일반성도 95%신뢰수준에서 ±3.3%, 목회자 95%신뢰수준에서 ±9.8%) [본문으로]

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미지 맵

    문화&목회 연구/올해의 10대 이슈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