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미디어 #7] '포켓몬고(Go)'에서 '교회'라는 장소





1. ‘포켓몬고(Go)’의 등장

세계 각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스마트폰용 게임 포켓몬고(Go)’는 이제 단순한 인기를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글의 사내벤처인 나이앤틱(niantic)에서 개발하고, 닌텐도와 더 포켓몬 컴퍼니가 투자한 이 게임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하여, 현실에 나타나는 포켓몬을 잡거나 즐기는 컨셉의 게임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어 같은 날 미국에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앞지른 포켓몬고(Go)’

201676일 미국 출시 다음 날 이미 앱스토어 최다 다운로드/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고, 그동안 별다른 성장이 없었던 일본 닌텐도 주가가 게임 출시 후 보름 만에 무려 120%나 상승하여 시가총액이 37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각주:1] 앱 데이터 분석 업체 시밀러 웹이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1일 안드로이드폰 기준으로 미국 내 포켓몬의 일 활성 사용자는 5.92%로 트위터의 3.5%를 크게 앞질렀고, 사용자 이용 시간 역시 포켓몬고(Go)’3325초로 페이스북 사용시간인 228초를 큰 차이로 넘어섰다.[각주:2]




3. 사회현상으로서의 포켓몬고(Go)’

포켓몬고(Go)’는 언론을 통해 연일 새로운 이슈가 재생산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게임을 하다가 물에 빠지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소식이나, 게임에 몰두한 용의자가 아이템을 얻기 위해 경찰서에 들어갔다가 붙잡힌 사건, 게임을 악용해서 일어나는 강도사건, 게임 속에서 동성애자 유저가 동성애 반대교회를 점령한 사건[각주:3] 등이 포켓몬고(Go)’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정식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글지도의 오류 덕분에(?) 속초에서 포켓몬고(Go)’가 실행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포켓몬의 성지인 속초를 향하고 있다. 이에 속초 지역은 때아닌 포켓몬 특수를 누리고 있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여행사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포켓몬을 잡기 위해 버스를 타고 속초로 떠나는 포켓몬 원정대 여행상품을 출시하였다.

 

4. 증강현실을 통한 사용자 경험’, 그리고 '콘텐츠파워'

이러한 포켓몬고(Go)’ 열풍의 핵심은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增强現實)을 통한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콘텐츠파워이다. 증강현실을 적용한 게임은 이전에도 존재했었다. KT에서는 5년 전에 증강현실 게임 캐치캐치를 내놨지만 1년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그리고 포켓몬고(Go)’ 개발사인 나이앤틱도 4년 전에 증강현실 게임인 인그레스(Ingress)’를 출시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이번 포켓몬고(Go)’의 이례적인 성공을 20년의 역사를 가진 포켓몬이라는 콘텐츠파워라고 설명한다. 오랜 시간 동안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산업 등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가 증강현실과 만나면서 매력적인 콘텐츠로 재탄생하였고, 이제 포켓몬고(Go)’는 가상현실 세계를 여는 신호탄이 되었다.


5년 전, KT에서 개발한 증강현실 게임 ‘캐치캐치’

포켓몬고(Go)의 전작, 인그레스(Ingress)



5. ‘포켓스탑(pockestop)’의 비밀

포켓몬고(Go)’ 현상 중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요소는 바로 포켓스탑(pockestop)’이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는 몬스터 볼이 필요한데, 이 아이템을 획득하는 장소가 바로 포켓스탑이다. ‘포켓스탑은 주로 관공서, 공원, 병원, 체육관, 학교, 교회 등 지역 사람들이 모두 잘 아는 장소로 지정된다. 미국에서는 한 교회가 포켓스탑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다음과 같은 간판을 내걸었다. “밖에서는 아이템을 얻고, 안에서는 예수님을 만나세요.” 하지만 반대로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것을 거부하고 철회해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유적 박물관은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추모하는 장소에서 포켓몬 게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제작사에 철회를 요청하였다.[각주:4] 가상과 현실의 만남 속에서 장소의 개념이 충돌하는 것이다.

“밖에서는 아이템을 얻고, 안에서는 예수님을 만나세요”



6. ‘포켓몬고(Go)’에서 교회라는 장소

어느 날 한국에서도 규제가 풀려 교회가 '포켓스탑'이 되었을 때, 교회는 어떠한 태도를 보여야 할까? '포켓스탑'이 된 교회에 아이템을 얻으러 오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이를 통해 교회를 홍보하고 전도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교회의 거룩성을 해치고, 교회의 본래적 기능을 잃어버릴 위험을 이유로 '포켓스탑' 지정에 대한 철회를 요청할 것인가?

 

7. 왜 사람들이 모이는가?

하지만 이보다 먼저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왜 사람들이 모이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포켓몬은 인종과 나이, 지역을 뛰어넘어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였다. 기존의 평범한 장소에 스토리를 입혀 사람들이 모이는 매력적인 장소로 새롭게 창조하였다. 이뿐 아니라 사람들은 포켓몬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 스스로 강제(?) 산책을 하고, 체육관을 차지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서로 힘을 모아서 체육관[각주:5]을 탈환하기 위해 작전을 짠다. 한 사용자가 포켓몬을 불러들이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그 주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 모든 것이 지난 20년을 지나며 다져온 포켓몬이라는 '콘텐츠의 힘'과 증강현실이라는 사용자 경험이 만나서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다.


‘포켓몬고(Go)’게임을 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8. ‘복음이라는 콘텐츠’, ‘성령을 통한 사용자 경험

교회는 수천 년의 세월을 이겨낸 복음이라는 콘텐츠를 가졌다. 역사 속에서 복음이 선포되는 곳에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가상현실의 시대, 교회의 공간이 위협받는 때일수록 교회가 집중해야 할 것은 콘텐츠 자체의 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가상현실의 시대에는 더 이상 교회 건물이나 외적인프라가 사람들을 모이게 하지 못할 것이다. ‘포켓몬고(Go)’ 현상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더욱더 본질적인 콘텐츠를 갈망하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용자 경험에 매료되어 간다. ‘포켓몬고(Go)’의 열풍을 교회의 위기나 기회로 진단하기보다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며 더욱 복음 그 자체에 집중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복음이라는 콘텐츠성령을 통한 사용자 경험을 만날 때, ‘포켓몬고(Go)’를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의 열매들이 맺혀지지 않을까?

 

조성실 장로회신학대학원과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후,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문화 박사과정 중에 있다. 본원의 객원연구원이자 소망교회에서 미디어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의 소식 받기

* 페이스북 www.facebook.com/cricum << 클릭 후 페이지 '좋아요'를,

* 카카오스토리 story.kakao.com/ch/cricum << 클릭 후 '소식 받기'를 누르시면 새롭고 유익한 글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자세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1. https://namu.wiki/w/%ED%8F%AC%EC%BC%93%EB%AA%AC%20GO [본문으로]
  2.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648115&memberNo=24166660&vType=VERTICAL [본문으로]
  3.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778334&code=61221111&cp=nv [본문으로]
  4. http://www.ajunews.com/view/20160720063753432 [본문으로]
  5. ‘포켓몬고(Go)’에서는 지역에 포켓몬 체육관을 짓고 이를 점령하기 위해 서로 대결을 벌인다. [본문으로]

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미지 맵

    웹진/테크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