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리포트] 들풀 위에 깃든 사랑, 들풀처럼 나누는 사랑│홍천 도심리교회



도심리 교회 전경. 창고를 개조해서 지은 건물은 생각보다 멋스럽고, 예뻤다. 주위 풍경을 거스르지 않고, 그 자리에 늘 있었던 듯이 산자락에 폭 안겨있는 교회 건물은 이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홍동완 목사님을 닮았다.

. 말은 교회 공동체에서 아주 중요한 단어이다. 교회에는 말이 넘쳐난다. 교회에 넘치는 여러 말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예배시간에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가 아닌가 싶다. 이런 교회의 말은 한시대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는 큰 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세월이 흐르고 교회 안에서 공유되던 말들을 교회 밖 세상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세상은 점점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게 되었다. 세상은 이제 교회의 말보다 교회의 행동을 보고 싶어 한다. 말로만 소금과 빛이 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어떻게 소금과 빛이 되어 가는가를 보고 싶어 한다. 이것은 이 시대에 필요한 아주 중요한 선교의 동력이라 생각한다. 이렇듯 말의 힘이 아닌 행동의 힘으로 시작한 선교가 바로 홍천 도심리 교회 홍동완 목사의 선교였다.

 

하늘땅 공동체

교회란 무엇인가? 홍동완 목사가 말하는 교회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동체가 된다 함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공동체의 의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공동체는 신앙공동체일 뿐 아니라 생활공동체도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공동체가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동완 목사는 애초에 교회 개척을 위해 그 마을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니었다. 앞서 말한 생활 공동체로서의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선교사들을 훈련하고 보내는 일을 위해 시작한 농촌 생활 6년 만에 도심리 주민들의 바람으로 교회가 개척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교회가 개척되면서 시작한 것이 하늘땅 공동체이다. 하늘땅 공동체는 교인들이 함께 공동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여 수익을 나누는 교회 사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생산하는 농산물의 수익을 통해 돈을 나누는 일이 전부가 아니라, 무엇보다 그 일이 생명을 나누는 일이라는 인식의 변화를 위해 시작한 공동체 사역이라 말한다. 그렇지만 사실 이런 의미보다 하늘땅 공동체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늘땅 공동체가 홍동완 목사가 생각하는 생활 공동체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공동체의 모습이 하늘땅공동체에요. 우리가 같이 노동해서, 같이 수익을 올리고, 같이 나누고 하는우리 삶 전체가 여기 와서 다같이 살지는 못하지만, 같이 일 할 수는 있잖아요. 같이 일하면서 서로 대화도 나누고, 서로 부족한 것도 나누고 아주 중요한거에요.”

 

지금의 한국 교회에는 교육이나 양육 전도 등 교회 전반에 걸쳐 많은 프로그램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해당 지교회의 지역적, 문화적 특성에 대한 이해와 고민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홍동완 목사의 하늘땅 공동체는 단순히 농산물을 함께 가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교회 공동체 문화가 흘러 들어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함께 땅을 일구고, 수확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신앙의 대화와 삶의 나눔이 이루어진다.


서로 교제하고 소통하면 어떤 교육보다 더 실질적으로 교회에 적응하는 통로가 되는 거에요. 일하는 공동체, 삶의 공동체를 통해서 그런 대화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따로 불러다 놓고 그것들은 미신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 중에 스스로 그것이 잘못된 일임을 공감하는 일이 더욱 나은 일이 아닌가 합니다.”


(좌) 이곳에서 곰취, 오가피 같은 산나물을 교인들과 함께 가꾼다. 하늘땅공동체에서 나누는 일들이다. (아래 우) 홍동완 목사가 개복숭아 나무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행복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을 들어오는 입구를 정비해 도로 양 옆으로 개복숭아 나무를 심었는데, 마을의 수익이 되기도 한다.

 

단오제에서 단오축제로

단오는 농촌에서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이다. 단오는 파종을 마치고 잠시 쉬어가는 절기로써 의미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즈음에 모여서 파종에 대한 수고와 여름 농사에 대한 격려로 서로 다독이며,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단오제는 그때에 제사를 지내며 함께 먹고 마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여름 농사일에 대한 충전의 시간으로써 중요하다. 이때 지내는 제사에 돼지머리가 올라오고 거기에 절을 하며 풍년을 기원하는 모습은 농촌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홍동완 목사는 이런 마을의 중요한 단오제를 단오축제로 이름을 바꾸어 자연스럽게 농촌의 문화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보통 떡을 쳐서 만들어 먹고, 그네도 뛰고 하는 전통문화 속에 이제는 노래자랑도 하고 춘천의 교회 선교팀이 참여해 이발도 하고, 마사지도 하며, 음료수도 제공하는 문화소통의 자리로써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축제의 장이 된 것이다. 아직 단오제가 단오예배가 되지는 못했지만, ‘단오제에서 단오축제가 된 것은 자연스럽게 제사 문화가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함에, 홍동완 목사는 이러한 변화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돼지머리 가져도 놓고 단오제사 하자고 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하죠. 옛날에는 이 제사가 핵심이었고 그것을 해야만 뭔가를 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기에 자를 집어넣어 제사가 아닌 축제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선은 그날에 우리는 함께 즐긴다는 의미임을 강조해요.”

 

이방인 목사에서 목사반장님으로

작은 변화일지 모르지만 홍동완 목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모든 것을 삶과 행동으로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기에 빛난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예수 믿으라고 말하지 마시오." 도심리라는 마을에 처음 들어섰을 때 홍동완 목사가 마을 반장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목사가 기도원을 설립하는 줄 알고 홍동완 목사를 결사 반대 했다고 한다. 큰 돌과 통나무로 길을 가로막는 통에 공사가 3개월이나 중단되기도 했었다. 결국 절대로 예수 믿으라는 말을 하지 않겠노라고 각서까지 쓰고 마을 반상회 때 주민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진땀을 뺏던 기억이 있다. 그때 홍동완 목사의 다짐은 말로 믿으라 하지 않겠다. 행동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첫 걸음은 6년 만에 교회 개척으로 이루어진다. 이 개척 또한 홍 목사 자신이 원했던 것이 아닌 마을 분들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기에 중요하다. 그리고 8년 만에 마을의 반장으로 뽑히게 된다. 홍 목사는 이것이 8년간 나눈 예수님의 사랑이 인정을 받았다는 증거라 생각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지금은 교회 공동체가 근본적으로는 지역 사회 공동체를 어떻게 하면 아우르면서 가느냐가 저는 중요하다고 봐요. 교회와 우리 마을이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우리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갖고 진행해 가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마을의 반장일을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교회 목사이면서 반장으로써 마을의 전체적인 일들을 보면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은 너무 중요해요. 교회공동체와 지역공동체가 하나가 된 공동체로써 움직여가는 시도가 굉장히 중요한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행복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이렇게 반장으로써 또 목사로써 홍동완 목사는 행복한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총 5가지의 분과로 나누어진다. 자연환경분과 문화예술분과 농가소득분과 정보통신분과 주민화합분과가 그것이다. 이렇게 나뉘어진 프로젝트는 홍 목사를 반장으로 그리고 도심리 교회 교인 중 5명이 추진 위원으로 참여해 진행해가고 있다.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농산물을 재배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여행도 다닌다. 그리고 마을 분위기에 좀 더 여유를 불어 넣고자 공원 조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이미 올해 샘터공원이라는 공원 하나가 만들어졌다. 마을공동체 협동조합을 만들어 수입을 만드는 일도 진행해가고 있으며, 인터넷 교육의 활성화를 통한 마을 소개, 작은 도서관 운영과 같은 중단기적인 계획도 준비해 가고 있다.

 

"미천한 나의 선교이론"

한 신학교 채플에서 했던 설교영상이 한 때 sns를 타고 여기저기 공유되었던 적이 있었다. ‘미천한 나의 선교이론은 그 설교의 제목이다. 홍동완목사가 말하는 선교이론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예수님 사랑이다. 그 채플 이후에 심심치 않게 여기저기 교회에서 설교 요청을 받고 있지만 홍동완 목사는 이렇게 교회가 자신을 부르는 일이 즐겁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이 전하는 선교 이야기가 특별한 이야기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님에도 내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은 지금 우리 교회 상황에 대한 영적 갈급함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홍 목사는 되묻는다.

 

“'미천한 나의 선교이론'. 이것을 몰라서 나를 부르는 것은 아닐텐데 분명히그냥 내 얘기를 듣고 신선한 이야기로 느끼고 즐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라면 나는 해피하지 않아요.”

 

저는 사실은 이러한 일들이 신학교 있을 때 배웠던 것이고, 제 사역은 자그마한 배움의 실천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반향을 일으킨다는 것 자체가… …이것은 지금 상황에 대한 영적 만족이 없는거 아니에요? 우리가 처해있는 교회와 영적인 상황들이 영적 만족을 못주고 있는 거잖아요. (제 선교이론이) 미천하잖아요. 새롭고 특별한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늘 그래야 된다는 것을 배우고말로하지 마라. 삶으로 살아야 한다. 늘 우리가 하는 말인데

 

배운 것을 실천했을 뿐이다. 기교를 버린 단순한 소리는 가장 맑은 소리라고 했던가. 때론 금관악기 소리보다 흙피리 소리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은 아닌가 싶다. 기교 없는 단순함으로 살아낸 홍동완 목사의 이야기는 이렇듯 흙피리 소리 같은 청량함과 진한 여운으로 우리 마음속 깊이 남는다. 


(사진 좌) 기도의 집(도심리교회) 앞에서 강아지 둘로스를 안고 있는 홍동완 목사. 들풀 같은 순수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1) 교회 내부에 걸려 있는 이신칭의 현판. 6년 만에 교회 개척을 권유하고 도심리교회 첫 세례성도가 된 마을 주민이 친필로 쓴 글귀다. (2) 교회 건물에 홍 목사가 직접 손도장을 찍어 가운데 못을 박았다.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비아 돌로로사)가 떠올랐다. (3) 찾아뵈었을 때, 시원하게 말아주신 열무국수 한 그릇.


홍천 도심리교회 찾아가려면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구성포리 1688 도심리교회


이 글을 쓴 정민식 목사는 문화선교연구원의 기획간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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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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