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의 문화칼럼] 한국 교회와 평화 이루기 3부






한국 교회와 평화

평화 이루기(peacemaking)를 위한 교회의 과제 -


임 성빈 원장 (문화선교연구원, 장신대 기독교와문화 교수)



.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교회됨의 전제: 교회 안 평화를 위한 교회정치의 개혁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교회의 과제 수행을 위하여 우리가 우선적으로 주목하여야 할 것은 종교개혁정신의 회복이다. 종교개혁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 중 하나는 하나님 나라, 즉 온전한 평화를 향해 일하는 사람들의 만인제사장직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가 이러한 정신을 잃어버리자 칼빈은 제네바에서 2세기 초대교회를 모델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성경 말씀에 합당한 교회제도를 주창하였고 이것이 장로교회의 모범이 되었다. 그러나 이후 교회의 세속화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방법으로 고안된 정교분리의 정신이 왜곡되어 하나님 나라를 향한 교회의 선교 영역을 제한하는 경향이 나타난 점도 주목하여야 한다. 또한 종교개혁이 그토록 반대하였던 성속 이분법에 근거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중세가톨릭을 방불케 하는 목회자중심주의로 강화된 현실 등은 교회다운 교회됨을 위한 이 시대의 개혁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은 목회자중심주의를 지나서 장로 중심의 당회가 중심에 서려는 경향성도 목격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은 이제 더 이상 목회자와 장로들의 힘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와 과제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교회는 상대적으로 평신도 교역직에 대한 이해가 약해서 목회자와 장로들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인 위계구조와 권위주의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항존직과 임시직을 구분하는 정치 전통도 다른 나라의 개혁전통 안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함께 여성들과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제한받고 있는 현실도 교회의 위계적인 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한국사회가 여성들의 권익을 신장한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여성들과 청년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시대이다. 만약 한국교회가 여성들과 청년들의 역할을 제한한다면 교회 안에서조차 하나님 나라의 온전함, 즉 평화를 이루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교회들은 평신도들의 민주적 참여요구에 부응하면서 대의정치를 상징하는 장로제를 어떻게 유지해 가야 할 것인가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 물론 개교회 차원에서 이런 과제들에 대한 응답들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여성과 청년층이 교회 정치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집사들의 참여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열린 당회를 시도하는 교회도 있다. /남 선교회, 안수 집사회, 청년부 등이 발언권을 가지고 참여하는 형태이다. 한편, 이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항존직을 종신직으로 생각하며 유지하였던 장로제도를 과감하게 임기제로 돌리는 교회들도 생겨나고 있다. 임기제 등이 너무 혁명적이라고 생각하는 교회들 중에는 목회자와 장로들의 안식년, 신임투표제, 사역 장로제 등의 보완책들을 마련하여 실시하는 교회들도 있다. 이는 장로교 전통의 영향 아래 있는 한국교회들이 직면한 구체적 도전이고 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한국교회의 역사와 현실정치의 경험을 통하여 확인하는 바는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담보하여 줄 수 있는 유일한 교회정치와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십자가의 복음을 통해 구원으로 부름은 받았지만 우리 안에는 여전한 죄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의 교회인 만큼 우리가 극복하여야 할 죄와 그로 인한 문제들도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을 교회 정치에 두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둔다. 교회 정치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에 위탁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죄로 만연한 이 땅에서 교회를 통하여 전파된다는 것을 다시 유념하여야 한다. 우리에게는 복음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복음의 길을 평탄하게 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역할을 위해 교회 정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교회안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교회정치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교회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맡겨진 우선적 책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 안에서 평화 이루기의 과제는, 기존의 교회정치체제를 형성하였던 성경적, 신학적, 역사적 전통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동시에 우리들, 교회 구성원들의 책임적 참여와 헌신을 보장하고 격려하는 구체적 방식의 개혁적 모색과 협의체적 합의에 있다.

교회 안팎으로 교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시대다. 소수의 지도자들이 의사결정권을 남용하고 그 정책의 집행 뿐 아니라 운용에 대한 감사마저 독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시대다. 더욱이 오늘날은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소속감이 약화되는 시대이고, 교회들은 교단의 신학과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잃어버리고 있는 시대이다. 이제 교회는 교단과 교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 정치방식을 복고적인 태도로 고집할 것이 아니다. 전통 안에 담겨 있는 성경적 원리와 정신, 신학적/ 역사적 원리들을 존중하면서도 그러나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회중들의 참여를 담보하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회 안 평화를 위한 협의체적 노력과 교육은 결국 교회 밖 사회평화를 위한 전제와 모형으로서 역할과, 기독시민으로서 평화 이루기의 여정에 신앙인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마침]

* 선교와신학 제38집(2016.02.)에 실린 글을 요약, 3부로 나눠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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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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